배식한의 시 목 차
어느 시간 어느 지점에 가면
어느 시간 어느 지점에 가면 어떤 할아비 시간을 묻는다
방으로 바로 통하는 부엌, 부엌으로 바로 통하는 대문,
대문에 바로 면한 골목,
반쯤 삐져나온 대문 틈새로 쏟아져 내리는 침묵의 강으로
좁다란 골목이 묵념하는 시간
골목은 소리없이 갈라지고, 갈라지고,
모세혈관처럼 끝없이 갈라지고
밀려오던 흰 포말의 기억 잊어버린 모래 시계,
모래시계는 더이상 뒤집히지 않는다
담벼락의 글을 따라 걸어가다보면
발자국 소리 자모로 해체되어 벽을 따라 덧씌어지고
끊어질듯 끊어질 듯 이어지는 옛이야기
모래 무덤을 파헤쳐 새로운 모래 무덤을 만들고
새로운 모래 무덤을 파헤쳐 또 새로운 무덤을 만들고
옆으로 넘어진 세발자전거에는 사연이 있어야 하는 법
이야기는 완성되어야 한다는 强迫
허공을 도는 바퀴여 자백하라
네 멈춤의 내력을 이야기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