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시작하든 처음과 달라지는 건 없다. 점에 해당하는 하나의 타일마다 미묘한
색조의 변화가 있기도 하겠지만 그건 아무런 형상도 만들지 못한다. 글자 하나하나가
제각각의 길이와 높이와 부피로 산과 계곡과 꽃과 들과 나무를 만드는 듯도 하지만
마지막에 찍힌 마침표와 구별이 되지 않는 때가 있다. 멀리 떨어지면 어쩌면 커다란
윤곽이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때는 이미 가시거리 이상 물러난 후이다.